한국·일본·홍콩, 같은 안경원인데 왜 자격증이 다를까

서울에서 렌즈를 사려면 안경원에 갑니다.
도쿄에서는 안경원에 갈 수도, 렌즈 전문점에 갈 수도, 안과 옆 판매점에 갈 수도 있습니다.
홍콩에서는 그 가게의 검안사가 어느 등급으로 등록돼 있느냐에 따라 렌즈를 맞출 수 있는지가 갈립니다.
같은 물건을 파는 같은 가게인데 경험이 다릅니다.
이유는 가게가 아니라 자격 제도에 있습니다.
한국: 1987년, 안경사가 국가면허가 되다
한국에서 안경사는 의료기사입니다.
물리치료사, 방사선사와 같은 법(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안에 있습니다.
이렇게 된 것이 1987년 11월 28일입니다.
그 전까지 안경과 콘택트렌즈는 약사법상 의료용구로 취급됐고, 판매는 등록제였습니다.
1983년 2년제 전문대학에 안경광학과가 생기고, 1987년 법이 바뀌고, 1989년 제1회 안경사 국가시험이 치러집니다.
2002년부터는 3년제로, 그 뒤 4년제 대학과 대학원까지 생겼습니다.
이 제도의 특징은 업무 독점입니다.
안경사 면허가 없으면 안경원을 열 수 없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한국은 안경과 콘택트렌즈를 온라인이나 통신판매로 파는 것을 법으로 금지합니다(같은 법 제12조 제5항).
이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는지를 두고 헌법재판이 있었고, 2024년 3월 28일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8대 1로 합헌이라고 결정했습니다.
안경사가 직접 눈을 보고 파는 구조를 법이 지키고 있는 셈입니다.
일본: 자격이 있어도, 없어도 팔 수 있다
일본은 정반대에 가깝습니다.
안경을 만들고 파는 데 필요한 국가면허가 없습니다.
오랫동안 업계 단체가 운영하는 민간 자격 "인정안경사(認定眼鏡士)"가 있었을 뿐입니다. 2001년에 시작한 제도입니다.
2022년 4월, 변화가 생깁니다.
후생노동성이 정하는 국가 기능검정에 "안경작제(眼鏡作製)" 직종이 새로 들어갔고, 안경작제기능사(眼鏡作製技能士) 1급·2급이 생겼습니다.
첫해 합격자는 6,089명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명칭 독점입니다.
합격하지 않은 사람이 "안경작제기능사"라고 부르면 처벌받습니다.
하지만 그 이름을 쓰지 않으면, 자격 없이도 안경을 만들고 팔 수 있습니다.
한국의 "업무 독점"과 일본의 "명칭 독점"은 이렇게 다릅니다.
콘택트렌즈는 조금 다릅니다. 일본에서 렌즈는 "고도관리의료기기"라 파는 가게에 판매업 허가가 필요합니다. 그래도 처방전이 법적 필수는 아닙니다. 이 이야기는 일본은 처방전 없이 콘택트렌즈를 살 수 있는데에 정리했습니다.
홍콩: 검안사를 넷으로 나누다
홍콩은 1994년부터 보조의료전문직 조례(Cap. 359)에 따라 검안사(視光師)를 등록합니다.
등록부가 네 파트로 나뉩니다.
| 등록 | 할 수 있는 것 |
|---|---|
| Part I | 대학에서 체계적으로 훈련. 종합 시력검사, 안경·콘택트렌즈 처방, 진단용 안약 사용 |
| Part II | 시력 평가, 안경·콘택트렌즈 처방. 진단용 안약은 형광 염색제만 |
| Part III | 시력 평가, 안경 처방. 콘택트렌즈는 처방 불가 |
| Part IV | 임시 등록. 시력 평가와 안경 처방. 일부만 콘택트렌즈 가능 |
그래서 홍콩 안경원에서 렌즈를 맞추려면 그 가게에 Part I 또는 Part II 검안사가 있어야 합니다.
검안사의 등록 파트가 곧 "여기서 렌즈를 맞출 수 있는가"의 답입니다.
다만 구멍이 있습니다. 홍콩 정부는 2018년 입법회 답변에서 "등록 의료전문직이 아닌 사람의 콘택트렌즈 판매를 제한하는 법은 없다"고 인정했습니다. 검안사가 팔 때는 처방이 필요하지만, 검안사가 아닌 사람이 파는 것 자체를 막는 법은 없다는 뜻입니다. 정부는 렌즈를 의료기기로 묶는 법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세 나라를 한 줄로
| 한국 | 일본 | 홍콩 | |
|---|---|---|---|
| 자격의 성격 | 국가면허 (업무 독점) | 국가검정 (명칭 독점) | 등록제 (4등급) |
| 자격 없이 안경 판매 | 불가 | 가능 | 시력검사·처방은 등록 검안사만 |
| 콘택트렌즈 온라인 판매 | 금지 | 판매업 허가 있으면 가능 | 비등록자 판매 제한 없음 (2018년 정부 답변 기준) |
| 처방전 | 안경사가 검사·판매 | 법적 필수 아님 | 검안사가 팔 때는 필요 |
같은 렌즈, 같은 가게, 다른 규칙입니다.
그래서 무엇이 달라지나
한국 사람이 도쿄 렌즈 매장에서 "검사 안 하세요?"라고 묻고,
일본 사람이 서울 안경원에서 "온라인이 왜 없어요?"라고 묻고,
홍콩 사람이 두 나라에서 "이분은 Part 몇이에요?"라고 묻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어느 제도가 옳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다만 여행지나 이주한 나라에서 렌즈를 살 때, 그 나라의 안경원이 내 나라의 안경원과 같은 곳이라고 가정하지 않는 것이 첫걸음입니다.
대만은 또 다릅니다. 대만 콘택트렌즈 해외직구는 왜 60매까지만 될까에서 이어집니다.
처방전 자체를 읽는 법은 처방전 한 장에 숨은 암호 여섯 개에 있습니다.
참고자료
- 대한안경사협회·학계 기록: 안경사 국가시험 기준에 관한 연구 (J Educ Eval Health Prof) — 1987년 법 개정, 1989년 제1회 시험, 1983년 학과 개설
- 국가법령정보센터,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제12조 제5항 — 안경·콘택트렌즈 전자상거래·통신판매 금지
- 헌법재판소 2024-03-28 결정 보도: 헌재 "콘택트렌즈 온라인 판매 금지 합헌" (머니투데이)
- 일본안경기술자협회, 眼鏡作製技能士 — 2022년 국가검정 신설, 1·2급
- GLAFAS, 眼鏡作製技能士 初となる2022年の合格者発表 6,089名が合格
- 홍콩 전문검안사협회(HKSPO), What is an Optometrist? — 1994년 등록제, Part I~IV 구분
- 홍콩 정부 입법회 답변, LCQ13: Regulation of the sale of contact lenses (2018-11-28) — 비등록자 판매 제한 없음, 의료기기 법안 준비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콘텐츠입니다. 각국 제도는 개정될 수 있으며, 여기 적힌 내용은 참고자료의 발행 시점 기준입니다. 어느 나라에서든 콘택트렌즈는 검안 전문가의 검사와 처방에 따라 사용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