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콘택트렌즈 업계는 왜 몇몇 회사가 지배할까?

2026.08.23
콘택트렌즈 업계는 왜 몇몇 회사가 지배할까?

콘택트렌즈를 처음 보면 아주 쉬운 사업처럼 보입니다.

동그랗습니다.

투명합니다.

작습니다.

심지어 한 개씩 보면 별것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이 작은 물건을 만드는 세계시장은 놀랍도록 강한 회사 몇 곳을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Johnson & Johnson, CooperVision, Alcon, Bausch + Lomb.

왜일까요?

렌즈를 만드는 것이 그렇게 어려울까요?

답은 조금 이상합니다.

렌즈 한 개를 만드는 건 가능해도, 똑같은 렌즈를 수십억 개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 강자: Johnson & Johnson은 렌즈가 아니라 '교체 습관'을 팔았습니다

ACUVUE의 강점은 단순히 소재가 좋다는 것만이 아니었습니다.

사업모델을 바꿨습니다.

한 번 사서 오래 사용하는 렌즈를 일정 주기마다 새 제품으로 교체하는 물건으로 바꿨습니다.

그리고 원데이는 이것을 극단까지 밀어붙였습니다.

새 렌즈를 뜯는다.

사용한다.

버린다.

다음 날 다시 새 렌즈를 뜯는다.

기업 입장에서 이보다 아름다운 문장이 있을까요?

Johnson & Johnson의 비전케어 부문은 연간 수십억 달러 규모의 매출을 올리고 있고, 그중 콘택트렌즈가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자동차는 한 번 팔면 고객이 몇 년 동안 다시 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원데이 렌즈 고객은 내일 아침 다시 한 개를 사용합니다.

소비자가 좋아하는 편리함과 기업이 좋아하는 반복매출이 정확히 같은 방향을 바라봅니다.

이런 사업은 강합니다.

두 번째 강자: Alcon은 '프리미엄'을 팔기 시작했습니다

렌즈 가격표를 보면 같은 원데이인데 가격 차이가 꽤 납니다.

왜 어떤 렌즈는 훨씬 비쌀까요?

Alcon의 전략을 보면 답이 보입니다.

DAILIES TOTAL1 같은 제품은 단순히 "시력을 교정하는 렌즈"가 아니라 소재와 표면기술을 프리미엄 가치로 판매합니다.

렌즈 중심부와 표면의 수분 특성을 달리하는 기술을 강조하며, 기능과 착용감을 개선해 프리미엄 가격대를 유지하는 것이 전략입니다.

그러니까 소비자는 플라스틱의 무게를 사는 것이 아닙니다.

렌즈를 끼고 있다는 사실을 몇 시간이나 잊을 수 있는가에 돈을 냅니다.

콘택트렌즈 산업에서는 '아무 느낌 없음'도 기술입니다.

세 번째 강자: CooperVision은 어려운 눈으로 갔습니다

모든 눈이 -3.00짜리 구면렌즈 하나로 해결되면 사업이 훨씬 쉬울 겁니다.

하지만 사람 눈은 친절하지 않습니다.

난시가 있습니다.

노안이 있습니다.

좌우 도수가 다릅니다.

축도 다릅니다.

CooperVision은 이런 복잡한 카테고리에 특히 강한 회사입니다. 난시용(toric)과 멀티포컬 제품이 전체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합니다.

여기에서 렌즈 산업의 또 하나의 진입장벽이 등장합니다.

투명한 렌즈 하나를 만드는 것과,

-2.25,

-2.50,

-2.75,

그리고 다양한 CYL,

다양한 AXIS,

멀티포컬 ADD까지 조합해 전 세계에 재고를 공급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난시렌즈 한 브랜드만 해도 SKU가 폭발적으로 늘어납니다.

제조보다 재고가 무서워집니다.

그래서 규모가 경쟁력이 됩니다.

네 번째 강자: Bausch + Lomb은 이 산업의 살아 있는 역사입니다

Bausch + Lomb은 1853년 설립된 광학기업입니다.

현대식 소프트렌즈 시장이 본격적으로 만들어진 1971년 미국 최초의 대량생산 소프트렌즈 상용화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오늘날에는 Biotrue, ULTRA, SofLens 등의 제품군으로 경쟁합니다.

산업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살아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대단한 일입니다.

BlackBerry에게 물어보면 압니다.

기술산업에서 50년은 정말 깁니다.

그런데 빅4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광고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콘택트렌즈에는 이상한 특성이 있습니다.

립스틱을 바꾸는 것은 쉽습니다.

샴푸를 바꾸는 것도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잘 맞는 렌즈를 찾은 사람은 꽤 보수적으로 변합니다.

"이게 눈에 잘 맞는다."

이 한 문장이 굉장히 강합니다.

렌즈는 실제로 base curve, 재질, 직경, 두께 설계, 표면 특성 등이 다릅니다.

어떤 제품이 편안하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다른 제품이 반드시 같은 느낌을 주는 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안경사·검안사·안과 전문가의 추천도 영향을 줍니다.

결국 좋은 렌즈 하나는 고객만 확보하는 것이 아닙니다.

습관을 확보합니다.

그래서 원데이는 기업에게 너무나 매력적인 제품입니다

시장 전체가 원데이 방향으로 이동하는 데에는 위생과 편의성이 큰 이유입니다.

그러나 산업적 이유도 있습니다.

월간 렌즈를 사용하는 사람은 한쪽 눈 기준 1년에 12개 정도를 사용합니다.

매일 사용하는 원데이는 365개입니다.

양쪽 눈이면 숫자는 두 배가 됩니다.

물론 제조원가와 포장비도 크게 늘어납니다.

하지만 소비자의 연간 구매량 역시 완전히 달라집니다.

편리함은 좋은 제품 기능입니다.

그리고 아주 좋은 비즈니스 모델이기도 합니다.

둘은 동시에 참일 수 있습니다.

컬러렌즈가 등장하면서 게임이 한 번 더 바뀌었습니다

여기까지는 대부분 기술회사들의 전쟁입니다.

산소투과율.

수분.

광학설계.

난시 안정화.

멀티포컬.

그런데 컬러렌즈가 커지자 이상한 경쟁자가 등장했습니다.

패션입니다.

이제 제품을 고르는 기준에 이런 것이 들어옵니다.

오늘 머리색.

메이크업.

데이트.

사진.

아이돌.

'꾸안꾸'.

'물광'.

'돌리 아이'.

직경.

착색직경.

브라운인데 무슨 브라운인지.

갑자기 Johnson & Johnson의 연구원이 상대해야 할 경쟁자가 고분자화학자가 아니라 K-pop 스타일리스트가 된 겁니다.

그래서 이 시장은 매우 흥미롭습니다.

한쪽 끝에는 170년 된 광학기업 Bausch + Lomb이 있습니다.

다른 쪽 끝에는 K-pop 아티스트와 협업하는 OLENS 같은 한국 컬러렌즈 브랜드가 있습니다. 이들은 제품을 색상뿐 아니라 착색직경과 'Glowy', 'Smoky', 'Moonrise' 같은 시각적 효과로 탐색하도록 구성합니다.

하나는 의료기기를 팝니다.

다른 하나는 뷰티를 팝니다.

그런데 실제 물건은 둘 다 눈 위에 올라갑니다.

콘택트렌즈 업계가 재미있는 이유는 바로 그 경계에 있습니다.